윤 대통령, '빈 살만'과 확대 회담과 단독환담, 공식 오찬 등 가져

 

19시간여의 짧은 한국 일정을 마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오후 7시 50분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반살만 왕세자를 공항까지 배웅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에 있는 시간 동안 환대받았다. 협력할 일에 대해 많은 합의 이뤄져 감사하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인간적으로 친근하게 대해주고, 최고의 대우를 해주셨다. 깊은 우정과 협력관계 쌓고 싶다. 한국 국민이 더 큰 성취를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원 장관이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지만, 숙소로 옮겨오지는 못했다고 한다. 고위 관계자에게 “선물을 비행기에 놓고 왔는데, 비행기에서 가져가시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원 장관은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중심인 사우디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첨단 미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Neom City)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 사업에서 한국기업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일 수주지원단 ‘원팀 코리아’를 이끌고 4박 6일의 일정으로 사우디를 다녀왔다.

그는 사우디 방문 당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이자 국부펀드(PIF)를 이끄는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총재,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최고경영자(CEO) 등과 잇따라 회동했다. 또 사우디 에너지부·투자부·주택부 장관과 국부펀드 총재 등을 두루 만나 수주 외교전을 펼쳤다. 

지난달 방한 일정 취소를 검토했던 빈 살만 왕세자도 마음을 바꿔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원 장관의 사우디 방문이 왕세자가 마음을 바꾼 이유 중 하나가 됐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왕세자의 짧은 방한일정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정오쯤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한남동 대통령관저에서 확대 회담과 단독환담, 공식 오찬 등을 이어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 자리에서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후 5시쯤부터는 숙소였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과 1시간 30분여간 차담회를 이어갔다.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 총수 8명이 자리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차담회에선 총 사업비 5000억 달러(약 67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협력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고 한다. 정기선 사장은 차담회 뒤 취재진과 만나 “오랫동안 여러 사업을 같이 해왔던 파트너라, 앞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사업을 같이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네옴시티를 통해 사우디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灣) 동쪽 사막과 산악지역 2만6500㎢(서울의 44배) 면적을 인공도시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다. 자급 자족형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수주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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